반려동물과의 이별을 위로합니다
2022.06.16반려동물 인구가 1,500만을 넘어가고 있는 시대입니다. 점점 늘어나는 반려 인구에 따라 이제는 ‘잘 키우는 것’과 함께 ‘잘 떠나보내는 것’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죠. 가족처럼 지내던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났을 때, 어떻게 해야 잘 보내줄 수 있는지 알고 계신가요?
오늘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서포터님이라면 관심 갈 만한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함께 얘기 나눌 브랜드는 반려동물 장례 문화를 만들어가는 ‘21그램’입니다.
반려동물과 보호자를 이해하는데 진국인 권신구
반려동물의 공간을 만드는데 진국인 이윤호
안녕하세요, 차별 없는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를 제공하는 21그램입니다. 저희는 보험, 미용, 교육, 호텔 등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라이프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건강한 삶과 아름다운 이별’을 슬로건으로 반려동물과 보호자의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Q. ‘21그램’은 어떤 의미인가요?
사람 영혼의 무게를 의미합니다. 반려동물과 사람의 외형은 다르지만, 그 영혼의 무게는 같다고 생각해요. ‘사람이든 반려동물이든 차별 없는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땅이 아닌, 마음에 묻을 수 있도록
Q.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2015년쯤, 건축 분야에서 일했는데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설계해달라는 제안을 받게 됐습니다. 기존의 반려동물 장례 산업과 장례식장을 둘러봤는데 정말 충격이었어요. 공장 형태의 가건물에서 ‘안전제일’이라 쓰인 작업복을 입고 삽 같은 도구로 반려동물을 다루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나의 건축 경험과 아이디어로 이 산업의 환경을 바꿔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Q. ‘땅에 묻어주면 되는 거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요.
반려동물의 사체를 묻는 건 불법입니다. 전염병이나 토양 오염 문제 때문에 사체는 쓰레기봉투에 담아서 버리거나 폐기물 수거 업체를 통해 소각장에 태워야 해요. 혹은 저희 같은 전문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를 이용해 화장하기도 합니다.
반려동물이 쓰레기로 구분되는 게 참 가슴 아픈 현실이죠. 앞으로는 저희 서비스를 통해서 체제도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아직은 공감받지 못하는 죽음
Q. 반려동물의 장례는 사람의 장례와 다른가요?
반려동물의 장례에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보호자들은 주변에 내 반려동물의 죽음을 알리지 않으려고 해요. 누군가의 말로 상처받을까 지레 두려워서요. “너는 개가 죽었는데 왜 이렇게 유난을 떨어, 사람도 아닌 무슨 개 한 마리 갖고 그래?” 와 같은 말을 하는 사람도 있죠. 그래서 반려동물의 장례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폐쇄적이에요. 반려동물의 죽음은 ‘공감받지 못하는 죽음’인 것 같아요.
Q. 21그램의 장례 철학이 궁금해요.
저희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모든 장례 절차는 남겨진 보호자를 위로하는 과정이잖아요. 이러한 본질에 맞게 한 사람도 빠짐없이 저희 장례 서비스로 위로받고 회복할 수 있게 돕고 싶습니다.
Q. 21그램만의 차별점이 있나요?
21그램은 ‘소동물 장례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고슴도치나 새 같이 작은 동물들은 큰 동물들과 비슷한 화력을 사용하면 남는 유골이 없어요. 그래서 일반 반려동물 장례식장에서 소동물 장례는 치러주지 않죠. 하지만 저희는 유골이 남도록 화력도 조절하고, 맞춤형 장례용품도 개발했어요. 요즘에는 하루에 한 번씩 소동물 장례가 진행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찾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자체 개발한 ‘이별 준비 키트’예요.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순간에 대처할 수 있는 응급 키트 같은 거죠. 반려동물이 죽으면 몸에서 분비물이 나올 수 있거든요. 그래서 장례식장까지 안전하게 데려올 수 있도록 ‘사체낭’이라고 하는 방수 가방을 만들었어요. 장례식장 위치나 장례 절차를 알려주는 소책자도 함께 들어 있어, 쉽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존중받는 삶
Q.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있다면요?
당연히 보호자들의 진심 어린 말이죠. “잘 떠나보낼 수 있게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 보람찼어요. 앞으로 이런 보호자들이 더 많아지도록 하는 게 21그램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보호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입양할 때부터 가족으로 여기고 일생을 끝까지 책임져 주세요. 그리고 반려동물의 장례는 보호자라면 충분히 겪을 수 있는 과정이니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21그램이 잘 키우고, 잘 보낼 수 있도록 더 나은 서비스를 준비하겠습니다.
Q. 앞으로 한국의 반려동물 장례 산업은 어떻게 될까요?
미국이나 유럽은 반려동물 매장 문화가 굉장히 발달했어요. 반려동물 전용 묘지가 있거나, 보호자 곁에 함께 묻기도 해요. 홍콩이나 대만의 경우에도 반려동물 장례식장이 따로 있고요.
우리나라도 앞으로 5년 안에는 장례 산업이 크게 성장할 거라고 생각해요. MZ세대나 딩크족, 1인 가구의 경우 반려동물을 키우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반려동물의 평균 수명을 감안해보면, 5년 안에는 자연스럽게 장례 비율이 늘 거예요. 그래서 이들이 건강하고 아름답게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무엇인가요?
국내 대표 반려동물 브랜드가 되는 겁니다.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함께하는 삶을 편하고 건강하게 만들고 싶어요. 이렇게 하다 보면, 반려동물 서비스에 대한 선입견도 긍정적으로 바뀔 거라 믿어요. 평등한 가족 구성원으로서 반려동물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저희 21그램의 최종 목표입니다.
건강한 반려동물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브랜드, 21그램을 만나봤습니다.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이 있죠. 21그램을 통해, 모든 슬픔이 차별 없이 공감받을 수 있는 사회가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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