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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는 사람들

우리의 것을 담은 연경당이 전하는 한과

2021.12.27

만드는 데 많은 정성이 들어가는 한과는 그만큼 자연스럽고 깊은 맛을 품고 있는데요. 오랜 시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음식이었던 만큼, 현재 한과는 전통을 계승하여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오늘은 한과의 새로운 모습을 찾아, 변화를 선도하고 있는 연경당의 정연경 대표님을 만나봤는데요. 시대의 변화를 적절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춰 도전하는 정신이야말로 전통의 가치를 존중하고 계승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전연경 대표님의 한과 이야기, 지금 바로 만나볼까요?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소개 말씀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연경당을 운영하고 있는 정연경입니다. 연경당에서는 전통한과에 부재료를 첨가하거나 현대적인 조리법을 적용해 한국의 다과들을 조금 더 요즘 입맛에 맞게 발전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연경당은 제 이름인전연경에서 비롯된 것도 있지만, 사실은 창덕궁에 위치한 연경당의 의미를 반영하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창덕궁에는 연경당이라는 목조 건물이 있는데, 이 건물의 뜻이 경사가 널리 퍼지는 곳이라는 뜻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의미처럼 제 다과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연경당이라는 이름으로 정하게 됐죠.

 

어떤 계기로 한과를 만들기 시작하셨나요?

요리 자체는 제과제빵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단순하지만 어릴 때부터 먹는 걸 정말 좋아했었고, 특히 밥보다는 빵이나 과자와 같은 군것질을 즐겼죠. 그러다가 자연스럽게나도 이런 과자나 빵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중학교 때에는 간단하게 홈베이킹을 즐기면서 관심을 키우다가, 본격적으로 제과제빵을 배워서 제빵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조리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됐어요. 조리 고등학교에서는 한식, 중식, 양식을 포함한 다양한 요리 분야를 공부하는데요. 많은 요리 분야를 접하고 경험했지만 저는 제과제빵이 가장 좋더라고요. 그러면서 점차 제과제빵을 제대로 공부해야겠다고 마음을 굳혔죠.

제과제빵을 깊이 공부하다 보니, 우리가 먹는 서양식 빵이나 과자에 얼마나 많은 양의 설탕과 버터가 사용되는지 알게 되었는데요. 제가 만드는 과자와 빵에 건강하지 않은 재료들이 많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니까, “내가 만든 과자를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권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그런 의문을 가진 채, 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죠.

한과는 밀가루가 첨가되는 비중이 다른 종류의 디저트에 비해 훨씬 낮기 때문에 맛과 함께 건강도 챙길 수 있거든요. 한과는 다른 사람들에게 제가 만든 음식이라고 당당하게 소개하고 권유할 수 있으니, 이전에 가졌던 제과제빵에 대한 의문도 해소가 되었죠.

한과를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한과를 나눠줬었는데요. 제가 선물한 한과를 먹어본 사람들 모두 한과가 이렇게 맛있는 음식인 줄 처음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며, 애초에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 맞게 만들어진 한과를 조금 더 발전시켜 더 널리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 생각이 창업까지 이어지게 되었죠.

 

연경당의 한과가 어떤 한과로 인식되면 좋을까요?

제 첫 고객은 상견례를 앞둔 예비 신부이셨는데요. 상견례 때 양가 부모님들께 선물하는 목적으로 다식을 주문하셨어요. 전통적인 느낌이면서도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꽃 다식을 만들어 보내드렸는데, 너무 만족하시면서 덕분에 상견례 때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이때 처음으로내가 만든 음식이 단순히 먹을 것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던 것 같아요. 

앞으로 연경당의 한과는 먹는 것으로서의 즐거움을 드리는 역할과 함께 한과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안타깝게도 전통적인 한과에 대해 올드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요. 아무래도 한과라는 음식이 명절에만 접할 수 있는 음식이다 보니 낯설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아이러니하게도 한과는 우리나라 전통 음식인데도 불구하고 프랑스 디저트인 마카롱보다도 구매하기가 힘든 음식이잖아요.

더군다나 한과는 명절 음식으로 굳어져 있기 때문에 제사상의 구색을 맞추기 위한 용도로 판매되는 저렴한 제품으로 한과를 접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한과의 진정한 맛을 느끼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반대로 전통적인 맛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한과는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접근하기 어렵죠. 이처럼 한과는 가격이나 이미지상으로 굉장히 양극화되어 있어요. 저희 연경당의 한과가 이 간격을 줄이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어떤 계획과 목표를 가지고 계신가요?

 특이하게도 한과는 열을 가해 굽거나 찌는 방법보다는 자연스럽게 건조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재료 본연의 형태와 색을 유지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요. 한과는 과일의 모습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창조적인 디자인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보는 즐거움과 함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는 매력이 있죠.

저는 이런 한과의 매력을 발전시켜 더 많은 분께 전하고 싶어요. 전통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도 가치 있지만, 전통을 가까이하면서 발전적으로 계승해 나가는 것이 우리 것을 더욱 잘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너무 그 자체로 보존하며 선을 긋다 보면, 전통은 점점 우리와 멀어지게 될 뿐이죠. 문화는 계승되며 변화해 나가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지금보다는 더 우리나라 전통을 가까이서 즐기고, 전통이 변화하는 것에 대해 유연하게 받아들이면 좋겠어요. 그러면 조금 더 재미있게 전통을 계승해 나갈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저는 한과를 발전적으로 계승해 더 많은 사람이 연경당의 다과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이것에 제 목표이자 앞으로의 계획이에요. 친숙하면서도 정성 가득한 연경당 한과로 한과의 매력을 더 널리 전파하겠습니다.

요즘은 K-POP을 넘어 K-FOOD까지 전 세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세계인들에게 보여주고픈 한국의 전통, 세계 어디에서도 자랑스럽게 한국의 것임을 자부할 수 있는 최고의 한과를 선보이겠다고 다짐하는 전연경 대표. 연경당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가게 될 그날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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