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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통을 현대의 쓰임에 맞게 디자인합니다.

2021.12.20

자랑스러운 와디즈 K-메이커 첫 번째 주인공, 한국 전통에 현대적인 쓰임을 더한 전통제품을 만드는 미미달을 만났습니다. 한국 전통을 기반으로 새로운 디자인 제품을 만들고 계신 한상미 대표님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창업과 펀딩 이야기를 바탕으로 전통을 현대화하는 일에 대해 말씀 나눴습니다.

미미달와디즈에서 5번의 펀딩을 진행, 와디즈에서 3,588명의 서포터와 만났어요. 대표 제품인 고려청자 시리즈는 펀딩 이후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굿즈로 선정되며 두 달가량 만에 2만 개가 판매될 만큼 인기를 끌었습니다.

K- 메이커 캠페인와디즈는 K-메이커 캠페인을 통해 ‘우리 것을 담는 대한 메이커’를 소개합니다. K-메이커 캠페인은 메이커를 만날 수 있는 행사메이커 지원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품보다는 상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미미달 한상미 대표의 창업기

Editor (이하 E) : 안녕하세요. 한상미 대표님 오랜만에 뵙네요. 3월에 와디즈 대표 여성 창업가로 선정되셔서 행사 때 뵀었는데. 이후에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미미달 한상미(이하 한) :
 신제품 준비로 정신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저희 팀원들이 “우당탕탕 미미달”이라고 부를 정도로 매일매일 우당탕탕 새로운 제품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고려청자 케이스를 이어서 곧 새로운 고려청자 라인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이번에는 새롭게 해석한 미미달만의 문양으로 섬유를 재직해 미미달 감성이 더욱 잘 녹아 있는 고려청자 시리즈가 나올 것 같습니다.

인터뷰로 대표님의 이야기를 처음 만나게 되신 분들도 있을 것 같아 어떻게 전통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는지부터 이야기 나눠보면 좋겠어요. 창업과 전통 디자인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한 창업을 하기 전에 ‘꼭 창업을 해야겠다’고 결심을 하고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2017년쯤에 일본 여행을 갔는데, 일본에는 일반 생활용품에 전통을 접목시킨 것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그게 굉장히 새롭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한국에는 무슨 전통 제품이 있는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 찾아봤죠.

역시나 예상했던 것처럼 일상 생활에서 쓸 수 있는 전통 제품이 많지는 않더라고요. 외국인들을 위한 여행기념품, 냉장고 자석이나 스노우볼 같이 장식 용도로 쓰이고 있는 것들이 많았어요.

미미달의 일월오봉도 필통

미미달의 일월오봉도 필통

우리나라에도 정말 좋은 전통이 많은데, 한국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지니고 다닐 수 있는 전통 제품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젊은 세대도 좋아할 만한 전통 디자인을 실용적인 품목에 녹여서 만들기 시작했죠. 첫 번째 시도가 일월오봉도 필통이었고, 제품 제작 이후에 펀딩을 했어요. 3차례 정도 펀딩을 하고 시장성을 파악하고, 이후에 본격적으로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학교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전통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을 생각하면 흔히 작품을 만드는 작가님들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작품보다는 제품을 만들게 된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한 대학교를 다닐 때 상품 기획 동아리 활동을 했어요. 금속공예과라고 하면 작품을 수공예를 통해 만드는 것을 먼저 떠올리시는데, 저는 작품보다는 상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제가 생각하는 작품은 작가의 생각을 내포하고 있는 매개체에요. 하지만 상품은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드는 과정이죠. 저는 두 가지가 생각의 방향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작품은 작가의 생각으로부터 시작하고, 상품은 소비자의 니즈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니까요.

저는 제 생각을 남들에게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남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캐치하고 어떤 제품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또, 제가 만든 제품을 일상에서 갖고 다니고 실용적으로 쓰는 모습을 보면 성취감을 많이 느꼈고요. 그래서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펀딩을 한 서포터님과는 끈끈한 뭔가가 있어요.’
미미달의 펀딩과 성장 이야기

미미달은 브랜드 전략적인 측면에서, 성장에 펀딩을 잘 활용하시는 브랜드 같아요. 와디즈에서 총 5번의 펀딩을 진행하셨는데요. 처음 펀딩 하실 때와 지금, 펀딩을 준비하는 과정이 달라졌나요?

한 초기에 창업했을 때는 미미달을 아시는 분들이 적다 보니까 더 많은 분들께 미미달을 알리기 위해서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펀딩을 했어요. 처음 펀딩을 할 때는 펀딩을 올리고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여러 번 해보니까 펀딩은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히 기획하고 계획에 따라 전략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구조라는 것을 느꼈어요. 저도 나름대로 5번의 펀딩을 하면서 개인적인 인사이트를 얻었고, 오픈 예정 이후 전환율 등을 확인하면서 분석을 통해 펀딩을 설계하게 된 것 같아요.

미미달이 진행한 4번의 펀딩

미미달이 진행한 4번의 펀딩

E 미미달의 고려청자 시리즈는 펀딩 이후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굿즈로 선정되며 인기를 끌었죠. 그리고 최근에는 BTS 멤버가 사용하는 사진이 올라와 이슈가 되었고요. 이것처럼 펀딩 이후에 달라진 점이 많았을 것 같아요.

한 우선, 펀딩의 성과나 제품을 보시고 펀딩 이후에 많은 유통채널 MD분들이 연락을 주셨어요. 또, 많은 브랜드에서 함께 무엇을 해보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죠. 지금은 전국의 고궁 뮤지엄샵과 아이디어스, 핫트랙스, 텐바이텐, 예스 24, 카카오 메이커스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미미달의 제품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이처럼 펀딩을 통해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다른 브랜드와의 연결고리가 생겼다는 점이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이라고 생각해요.

이미 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한복을 현대화해서 만들고 있는 브랜드, 하플리와의 협업도 제겐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어떻게 보면 전통을 만든다는 점에서 경쟁사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협업을 하신 거니까요. 이 협업은 어떤 의도로 진행되었나요?

하플리와의 협업 프로젝트

하플리와의 협업 프로젝트

한 전통이 이렇게 새롭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께 알리고 싶었어요. 미미달이 혼자 알리는 것보다 하플리와 함께 하면 더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하플리와의 협업을 통해서 미미달이 보여줄 수 있는 품목(파우치)과 보여주기 어려운 품목(의류)을 함께 선보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아직은 미미달이 의류를 제작하고 있지는 않은데, 하플리와 함께 ‘조선의 왕 도포 트렌치코트&한복 셔츠’를 제작하면서 미미달의 디자인을 의류에 입힐 수 있었죠.

작업 결과물도 잘 나오고, 펀딩액 측면의 성과도 굉장히 좋았죠. 와디즈에서 미미달이 만난 서포터님이 무려 3,588분이에요. 알고 계셨나요? (웃음) 그중 고려청자 시리즈가 이슈가 된 이후에 다시 연락을 주신 서포터님도 계시다고 들었어요.

한 네 맞아요. 그때 ‘일월오봉도 필통 펀딩을 했었는데, 미미달이 잘 되는 걸 보니까 기쁘다’고 말씀하며 연락 주신 분들이 많았어요. 펀딩으로 만난 서포터님들이 브랜드가 커가는 과정을 지켜봐 주시는 느낌이 있어요. 다른 채널은 상품을 구매하는 채널이다 보니까, ‘구매를 하고 끝’ 이런 느낌인데, 펀딩을 통해 만난 분들은 제품이랑 브랜드를 오래 기억해 주시더라고요. 더 장기적으로 브랜드를 지켜봐 주시기도 하고, 브랜드가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서 함께 기뻐해 주세요. 팬심이라고나 할까요? 펀딩에서 만난 서포터님들과는 더 끈끈한 애정을 나누는 것 같아요.

E  저도 펀딩을 하면, 꼭 그 브랜드를 지켜보게 되는 것 같아요. 다른 구매와는 다르게 펀딩을 할 때는 응원을 하는 마음을 갖게 되거든요. ‘100%, 1000% 꼭 달성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으로요.

 

전통의 아름다움과 현대의 쓰임 사이에서,
전통의 가치를 지키며 나아갑니다.
K-메이커 미미달의 현재와 미래

서포터님들이 미미달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도록 하는, 미미달이 브랜드로서 가지는 차별성은 뭘까요?

 전통 제품이 몇 년 새 인기를 끌면서 많은 분들이 전통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많은 분들이 전통에 관심을 가지고 대중화되고 있다는 건 정말 기쁜 일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전통을 단순히 시각적으로만 풀어내시는 분들도 그만큼 많은 것 같아요. 미달은 제품을 기획할 때 전통을 시각적으로만 소비하는 일을 지양하려고 해요. 단순히 고려청자의 문양을 그대로 가져와서 제품에 입히는 것이 아니라, 고려청자가 갖고 있는 의미나 역사를 담는 작업 방식을 택하고 있죠.

고려청자 스토리

예를 들면, 미미달의 고려청자 시리즈도 고려청자의 스토리를 먼저 찾아보며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옥이 굉장히 귀하고 비쌀 시기에, 옥과 비슷한 재질의 대체할만한 재질을 찾다가 옥과 가장 비슷하게 푸르고 반짝거리고 딱딱한 푸른 도자기를 흙으로 만들기 시작했다고 해요. 그렇게 옥 대신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푸른 도자기가 쭉 이어오면서, 고려시대에 아름다운 문양을 넣은 푸른 도자기, 고려청자가 만들어진 거죠. 이런 스토리를 보고 저는 ‘3세기에 옥 대신 흙을 사용했다면, 21세기에는 흙 대신 어떤 재질을 사용할 수 있을까?’라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스토리를 이어 나가요.

 

고려청자를 모티브로 한 휴대폰 악세사리 상품

그래서 ‘21세기에는 매일 들고 다닐 수 있게 깨지지 않는 고려청자를 만들어보자’라는 결론에 이른 거죠. 반짝거리고 딱딱한 재질을 고민하다가 케이스를 떠올렸고요. 이런 식으로 미미달은 문화재가 가진 스토리를 제품에 녹여 내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그것이 나름의 차별화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대표님 말씀을 들으면서, ‘상상력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반면에 전통을 현대화하면서 한상미 대표님께서 고민하시는 지점은 뭐가 있을까요?

한 디자인 작업을 할 때 전통을 변형하게 될 때 가장 고민이 많아요. 전통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와 현대의 물건에 입혔을 때는 조금 과할 때도 있어요. 그래서 미미달의 감성을 넣어 새롭게 디자인하는데 이 과정에서 전통 그대로의 모습을 많이 변형하면 ‘자칫 전통을 훼손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저 스스로도 계속해서 주의하며 접점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에요.

단청우산

단청우산 작업 과정

단청우산과 단청우산 작업 과정

최근에 펀딩을 진행한 단청 우산은 단청 문양을 변형해서 디자인 작업을 하고 단청장님께 가져가 직접 보여드리고 피드백을 받았어요. 고증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단청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도 아름다울 수 있는 선을 찾기 위한 노력이었죠.

대표님께서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지키며 제품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미미달에 대한 팬심이 더 커지네요. (웃음) 앞으로 미미달과 한상미 대표님은 어떻게 성장하게 될까요?

메이커 미미달

한 최근 방탄소년단 멤버가 고려청자 케이스를 사용하고 있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팬분들의 연락이 많이 왔어요. 전 세계적으로 K-POP과 한국문화에 대해 알려나가고 계시는 아티스트님이 한국 전통을 알려나가고자 하는 미미달의 한걸음 한걸음에 함께 해주신 것 같아 너무나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계기를 통해서 기존 계획보다 한 분기 앞당겨 해외 판매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이제 미미달 홈페이지에서도 해외구매, 해외배송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고려청자 케이스가 과분한 성공을 거두면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신제품에 대한 책임감도 막중해졌어요. 고려청자 케이스에서 더욱 발전시켜 미미달의 색이 더 가미시킨 새로운 “고려청자 자카드 가방”이 출시될 예정이에요. 앞으로 미미달은 한국 전통의 대중화에 앞장설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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