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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당신의 청춘의 온도는 몇 도인가요?

2021.10.05

어렸을 적 학교에서 장래희망을 받는 칸, 여러분은 어떤 꿈을 적으셨나요? 막연히 하고 싶은 게 많았던 나이. 다양한 상상으로 나의 미래를 꿈꾸었을 거예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며 하고 싶은 것보다 해야 하는 게 많아지는 시기가 옵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을까’ 질문한 뒤,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뛰는 일이 떠오른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늘의 인터뷰는 일찍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고, 뜨거운 열정으로 지치지 않고 그 꿈을, 가치를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자이너’의 조혁빈 대표의 이야기입니다.

조혁빈대표의 대장장이 처럼 마음을 두드리는 진국인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

어렸을 때부터 유별 났던 성격 탓에 어머니가 저를 미술 학원에 보내셨어요. 하지만 차분해지지 않았습니다. 미술고, 미대를 진학했지만,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금속의 반짝임과 망치로 두들겨서 만드는 과정이 즐거웠어요. 그래서 금속 공예를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금속 공예를 전공으로, 제품 디자인을 복수 전공으로 공부했는데 그때 제품을 기획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어요. 이러한 배움의 과정에서 스스로 ‘대장장이 예술을 하고 싶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군대에 가게 되었는데, 군대에서도 전국의 대장간 리스트를 다 조사해보고, 어떤 식의 예술을 작업할 수 있을지 구상했어요. 군대 전역하기 전에는 공중전화에 서서 한국 대장장이 분들에게 전화를 돌렸어요. 그때 지금 모시고 있는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군대에서 조혁빈 대표님이 구상한 대장장이 칼 도안

조혁빈 대표가 군대에서 그린 자이너 디자인 초안

군대에서 갓 전역하여 빡빡이 머리인 제가 찾아가니 무섭고 근엄할 것 같은 대장장이 선생님이 “야, 반갑다. 네가 혁빈이구나”라며 긍정적으로 반겨주셨습니다. 그렇게 20살부터 시작하여 6년간 노는 시간 없이 일만 했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맞바꾼 20대

사실 놀고 싶었죠. 저녁에 술도 마시고, 친구들도 만나고 싶고. 하지만 그때마다 제가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포기했어요. 아쉽기보다 그 순간들을 즐겼어요. 크리스마스를 대장간에서 두어 번 보낸 적도 있고, 와디즈 펀딩을 진행하며 물량을 맞추고 싶어 크리스마스 때 혼자 사무실에서 포장을 하기도 했었고.. 20대는 다 날아갔죠.

저에겐 그 6년의 도전과 노력이 기회비용이라고 생각해요. 즐거운 삶을 포기하고, 노력하는 삶을 사는 대신 언젠가 분명히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어요.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했죠. 이러한 노력을 와디즈 펀딩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많은 분이 알아봐 주신 거 같아요. 근 6년이란 기간, 사업을 시작한 지 3년 동안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제품들을 만들어가며 브랜드의 팬층이 조금씩 생기고 있는 게 느껴져요. 그때마다 ‘아, 정말 노력한 만큼 사람들이 알아봐 주시는구나. 브랜드의 가치를 좋아해 주시는구나’라고 많이 느낍니다.

자이너 조혁빈 대표의 수많은 수료증과 노력들

쉬지 않고 브랜드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

많은 분이 ‘대단하다, 나는 불안해서 창업은 도무지 도전 못하겠는데, 어떻게 창업을 했냐’라고 물어보시지만, 저는 그냥 그런 부류의 사람이에요. 강아지가 물에 뛰어들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해요. 하지만 물고기가 물에 뛰어드는 건 너무나 당연합니다. 저와 창업의 관계는 물 만난 물고기와 같은 셈이죠.

 

장인을 인지하고 인정해준다는 것

지금 제가 만난 스승님은 무형문화재이거나 장인으로 등록된 분이 아니세요. 사실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거절하셨죠. 스승님은 이름을 떨치기보다 조용히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드는 대장장이이고 싶으신 거예요.

대장간 장인의 작업하는 모습

한국에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라는 인식이 있어요. 마이스터 장인이라는 인식보다 ‘너 공부 안 하면 저런 데 간다’라는 인식 때문에 장인분들의 환경이 개선되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일본 또는 독일의 대장장이분들은 장인으로 대우받고 인정받거든요. 우리가 대장장이 장인 의식을 인지하고 인정해주며 그분들이 만드는 걸 작품으로 바라보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와디즈 펀딩을 통해 전달했을 때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 주셨어요. 자이너의 제품을 본 몇 분은 “이거 공장에서 만든 건가요?”라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아니에요! 이거 한국 대장장이분들이 하나하나 직접 만든 거예요.”라고 하니 놀라시더라고요. 어떻게 25~30만 원 가격에 장인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냐며, 나는 더 지불한 마음도 있다고 말해주시는데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제품과 지금까지의 노력을 알아봐 주시는 듯해서요.

수많은 서포터들의 자이너 응원의 댓글들

엄청난 자이너 팬들의 응원 메시지

 

나의 꿈을 계속해서 이어 가는 일

자이너 브랜드가 창업한 지 딱 3년이 되었습니다. 우여곡절이 참 많았는데, ‘대장간에서 탄생한 브랜드’라는 그 가치관 하나로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어요. 당장 돈을 많이 벌어 대성하기보다 한 명, 두 명씩 우리 가치를 알아주고 우리 브랜드 철학에 동참해주는 사람들을 만들면 우리는 성공한 브랜드라고 믿고 있습니다.

‘자이너’라는 이름은 독일어로 대장장이를 의미합니다. 제품 하나를 만드는데도 대장장이분들을 위한 존경심과 헌신을 담고 있어요. 한국 대장장이의 가치관, 가치들이 많이 묻혀 있는 게 아직도 아쉽고, 그 문화를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한국의 대장장이 분들이 좋은 제품을 만들고자 망치로 쇠를 두들겼다면, 자이너는 사람의 마음을 두들기고자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포터분들, 많은 자이너 팬분들이 좋아해 주는 한 아무리 돈이 안되고 외롭더라도 자이너 브랜드가 담은 대장장이의 긍지만큼은 버리지 않을 겁니다.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청춘의 온도는 몇인가요? 내가 옳다고 믿는 가치를 흔들림 없이 이어가고 있는 세상의 많은 진국이를 통해 오늘 우리의 청춘의 열정이 작은 불씨에서 3000도까지 타오르길 바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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