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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돈 대신 낭만있는 일을 합니다

2022.10.12

“돈이냐, 사회적 가치냐, 그것이 문제로다.”
직업을 선택할 때 누군가는 일을 통해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고 싶을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는 돈을 벌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 돈을 버는 건 과감히 내려놓고 낭만을 선택한 젊은이들이 있습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만났습니다.

 

낭만 있는 청춘에 진국인 김관영, 최하늘

‘꼬꼬지’ 김관영, 최하늘 대표님

안녕하세요, 저희는 ‘꼬꼬지’를 운영하는 김관영, 최하늘입니다. 꼬꼬지는 세 명의 대학생이 만든 브랜드입니다. ‘현대인에게 깨끗한 일상을 전한다’라는 생각으로 전통 원단을 활용해 행주와 수건을 만들고 있습니다. 

 

일상 속 깨끗함을 선사하다

 

Q. 왜 행주와 수건인가요?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습한 여름날, 젖은 수건을 말리기 위해 운동기구에 널었어요. 저녁에 수건을 만졌는데 마르기는커녕 꿉꿉한 냄새까지 나더라고요. 빨리 마르고 위생적인 수건은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한 날은 부엌에 있는 행주가 눈에 띄었어요. ‘이 행주 분명히 1년 전에도 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굉장히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에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어요. 

피부에 닿는 물건이 위생적으로 바뀐다면 더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원단의 가치를 찾습니다

우리 원단의 가치를 찾습니다.

 

Q. 원단이 특별하다고요?

대다수 가정에서는 부직포 재질의 행주를 많이 사용하실 거예요. 하지만 저희는 전통 원단인 ‘소창’을 사용했어요. 다른 원단에 비해 얇아서 건조가 빠르고 먼지 날림도 적어요. 소창은 순수 목화로만 만들었어요. 원단을 짠 후에는 옥수수 전분으로 풀을 먹입니다. 합성 첨가물을 넣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 원료 그 자체입니다. 풀을 먹어 빳빳해진 행주는 물에 삶으면 삶을수록 부드러워져요. 그래서 오래도록 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Q. 소창은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한복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어요. 원단 후보로 소창이 있었죠. 지금은 많이 사용하지 않지만 70년대만 해도 소창 원단을 많이 사용했대요. 까끌까끌하지만 매력 있는 원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강화도의 특산물 소창

 

Q. 70년대 이후로 많이 사라진 건가요?

70년대부터 부드러운 합성 섬유가 들어오면서 빳빳한 면 원단의 선호도가 떨어졌어요. 소창이 특산물이던 강화도에는 수백 개의 공장이 있었는데 점점 문을 닫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큰 공장 3~5개 정도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꼬꼬지는 강화도의 소창을 사용하나요?

강화소창이야기에서 원단을 공급받아 제작합니다. 강화소창이야기는 강화도에 있는 유일한 협동조합이에요. 소창으로 만든 손수건이나 제품을 강화도 내 박물관에 납품하며 전통 원단을 알리고자 노력하는 곳입니다. 

 

만드는 사람의 의도도 깨끗해야죠

협동 조합으로 다시 일어나다

 

Q. 협동조합과 함께하는 이유가 있나요?

처음부터 ‘사회적 경제’를 지향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협동조합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봉제 작업은 경력 단절 여성분들이 만든 물레마실 협동조합에서 하고 있어요. 원단 공급은 물론이고 봉제까지 협동조합과 함께하여 고정적인 수익을 전달하려고 합니다. 

 

Q. 협동조합과 진행하는 과정이 궁금한데요.

강화소창이야기 이사장님과 만나 제품 디자인을 말씀드리고 원단 발주 시기를 논의해요. 물레마실 협동조합 사장님께는 만들 제품과 수량을 말씀드리고 완성되기까지의 기간을 이야기합니다. 저는 중간에서 두 조합이 상생할 수 있게 이어주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협동 조합으로 다시 일어나다

 

Q. 진행하면서 어려울 때는 없나요?

경제적인 부분이 참 어려워요. 협동조합에서도 이익이 남아야 남을 돕는 일을 할 수 있고 그들 개인의 생활도 영위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수익을 가져가지 않거나 적게 가져가는 방향으로 협동조합에 도움을 드립니다. 위생적인 원단으로 제품을 만드는 만큼 만드는 의도도 깨끗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돈보다 낭만이 좋아요

낭만과 열정이 가득한 꼬꼬지

 

Q. 수익을 바라지 않는 건 참 어려운 일일 텐데.

대학생이라서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젊음의 무기는 순수함이라고 생각해요. 부조리함에 맞서고 올바른 가치에 마주할 열정이 있는 때죠.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이익을 좇고 부조리한 사회 구조에 무뎌지게 될지도 몰라요. 조금이라도 젊기 때문에 돈보다 낭만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Q. 낭만을 강조하시는데, 낭만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돈이 아닌 가치를 위해 일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도 스펙 쌓기나 학회 활동, 공부에 몰두하던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치열한 고민을 통해 사회와 상생하는 일이 의미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현실에 얽매이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참 낭만적이지 않나요?

 

낭만 있게 일을 하다

 

Q. 꼬꼬지가 어떻게 기억되면 좋을까요?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브랜드로 기억해 주세요.
100% 목화 원료로 제품을 만듦으로써 환경친화적이며 위생적인 가치를 실천하고요. 경력 단절 여성 등 열악한 환경에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에게 경제적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원단인 소창을 알림으로써 전통을 보존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자립하려고 모인 곳이 많아요. 그들의 활동에 관심을 주고 응원해주세요” 꼬꼬지가 마지막으로 전한 말입니다.

그들은 단순히 ‘낭만’을 좇았을 뿐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은 열정이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수익을 추구하기보다 옳은 일을 하겠다는 용기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꼬꼬지가 만드는 깨끗하고 포근한 일상을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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