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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요즘 아이들은 점토를 먹는다고?

2023.01.27

‘아무리 먹방이 유행이라지만, 점토까지 먹는 건 좀…’ 별의별 먹거리에 난색을 보이는 사람들도 많을 거예요. 하지만 오늘 소개할 점토는 다릅니다.
크리에이터스랩의 류정하 대표는 점토를 갖고 놀던 아이의 손에서 발진이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때마침 우유의 과잉 공급도 사회 문제로 불거졌죠. ‘이 둘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없을까?’ 고민하던 그는 마침내 먹어도 안전한 장난감을 만들었습니다. 네 차례의 펀딩도 모두 성공하며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죠.

크리에이터스랩의 류정하 대표를 직접 만나 먹어도 안전한 장난감을 만들게 된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모든 아이의 안전을 꿈꾸는 류정하

크리에이터스랩_아이들의 안전에 진국인 류정하

안녕하세요. 크리에이터스랩의 대표 류정하입니다. 저희 회사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2017년 설립한 소셜벤처입니다.  

 

Q. ‘아이들의 안전’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대학 시절 봉사활동을 계기로 아이들의 안전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편부모 가정의 아동을 대상으로 3년간 봉사활동 했던 적이 있어요. 그때 점토로 아이들과 놀아준 적이 있었는데, 아이들의 손에서 발진이 일어나는 모습을 봤죠. 

 

Q.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은 안전 인증을 받지 않나요?

KC 인증을 비롯해 다양한 검사를 받습니다. 하지만 유해 물질이 나오는 제품이 일부 있었던 거죠. 많은 규제가 있지만 좀 더 철저히 지켜져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사소하게 여기다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우유로 점토 만들기, 이게 되네?

크리에이터스랩_아이들의 안전에 진국인 류정하

Q. 이 문제를 발견하고 새로운 원료로 점토를 만들었다면서요?

우유로 점토를 만들었습니다. 당시 ‘우유 과잉 공급’이 사회 이슈 중 하나였어요. 생산한 우유량에 비해 소비가 줄었던 거죠. 심지어 우유를 월급으로 주는 곳도 생겨났어요. 그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우유로 치즈도 만드는데, 점토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클레이 점토는 말랑말랑하다 보니, 뭐든 입으로 가져가는 구강기의 아이들에게는 호기심이 생기는 소재거든요. ‘가능하다면 아이들은 훨씬 안전한 점토를 가지고 놀 수 있겠다!’ 아이디어의 시발점이었어요.

 

Q. 제형을 개발하는 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던데요.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자료 수집부터 애를 많이 먹었어요. 가능한 많은 연구실에 연락해 자문도 했죠. 냉장고는 늘 우유로 가득 찼어요. 같은 우유 브랜드라 하더라도 들어있는 성분이 제각각일뿐더러 살균 온도에 따라서도 성분 자체가 바뀌거든요. 먹어보고 실험하기를 계속 반복했어요. ‘어떤 비율로 만들었을 때 가장 잘 뭉쳐지는가?’에 중점을 두고 발전시켜 나갔어요. 

 

크리에이터스랩_아이들의 안전에 진국인 류정하

Q. 얼마 만에 성공한 거예요?

1년도 넘게 노력한 끝에 지금의 제형이 나오게 된 거예요. 실패를 거듭할수록 오기가 생겼어요. 이왕 시작했고, 시작했으니까 끝을 한번 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제형이 만들어지자 ‘그럼 이제 한 번 팔아보자’라고 생각이 확장되면서 목표를 키워갔어요. 

 


 

정공법이 통하다!

크리에이터스랩_아이들의 안전에 진국인 류정하

Q. 이 모든 과정이 대학생 때 이뤄졌다고 들었어요.
비용이 꽤 들었을 것 같은데 자금은 어떻게 마련하셨나요?

‘소셜벤처 경연대회’에 나가 최우수상을 받았고, 그 상금과 지원 사업비를 탈탈 털어 마련했어요. 소셜벤처 경연대회는 교수님이 알려주셨던 건데. 어떻게 보면 지금의 저희를 있게 해준 분이라고도 할 수 있죠. 

 

Q. ‘소셜벤처’라는 말은 생소한데요.

기업이 혁신적인 방법을 통해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소셜벤처라고 합니다. 문제 상황을 인지하고 들여다보려는 노력은 개인과 기업 모두에게 필요하죠. 여기서 기업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굳어진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소셜벤처는 수익보다는 가치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은데요.
여기서 오는 어려움은 없었나요?

소셜벤처는 사회적 가치가 올라갈수록 경제적 가치도 올라가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저희가 더 안전한 장난감을 만들수록 거기에 맞는 경제적 가치도 따를 거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옳은 일을 하면 그에 맞는 수익이 따라온다는 정공법을 믿었죠.  

 

크리에이터스랩_아이들의 안전에 진국인 류정하

Q. 그 가치를 인정받아 다양한 제품도 만들고, 와디즈에서는 펀딩 프로젝트도 진행하셨는데.
어쩌면 정공법이 통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통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좋은 제품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때 우리의 방식이 맞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와디즈에서 한차례 펀딩에 성공하고 앵콜 펀딩을 열었을 때 기다렸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잘 사용하고 있다, 노인의 치매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잘 사용하고 있다’는 후기를 보면 뿌듯해요. 

 


 

첫 펀딩, 아찔했던 순간 

크리에이터스랩_아이들의 안전에 진국인 류정하

Q. 첫 펀딩에서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면서요?

우유 점토로 첫 펀딩에 성공했습니다. 시장성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분이 정말 좋았죠. 하지만 리워드를 발송하기 약 이틀 전, 구성품인 퍼즐이 불량인 것을 확인했어요. 퍼즐 회사에 항의하고 난리였죠. 다행히 리워드가 발송돼야 하는 날까지는 퍼즐을 다시 찍어 보내 주시기로 했어요. 근데 아무리 기다려도 배송이 안 오는 거예요. 속이 정말 타더라고요.

 

Q. 그래서 어떻게 해결하셨어요?

가장 먼저 택배 기사님께 예정 시간보다 조금만 늦게 수거하러 와 주실 수 있냐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다행히 가장 마지막에 수거하러 오시기로 했죠. 수거하기 직전에 퍼즐이 도착했고, 준비한 패키지에 퍼즐을 넣어 포장을 마쳤습니다. 식은땀이 줄줄 흘렀던 기억이 나네요.

 

크리에이터스랩_아이들의 안전에 진국인 류정하

Q. 서포터님들께 어떤 피드백을 받으셨어요?

패키지부터, 퍼즐의 크기 그리고 향 등등 다양한 부분에서 피드백을 받았어요. 특히 아이들이 혼자서 만들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죠. 서포터님들이 주는 세세한 피드백은 다음 펀딩을 더 잘 준비할 자양분이 됐답니다. 

 


 

아이와 부모를 모두 생각하는 슈가 클레잇

크리에이터스랩_아이들의 안전에 진국인 류정하

Q. 이후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셨더라고요?

우유 점토가 갖고 있던 한계를 발견하면서 ‘슈가 클레잇’을 개발하게 됐어요. 우유 점토는 유제품류에 해당하다 보니 유통기한이 큰 문제였죠. 그래서 생각한 원료가 설탕이에요. 설탕은 실온에 둬도 괜찮고, 천연 방부제라고도 불리거든요. 이렇게 만들어진 슈가 클레잇은 두 차례의 펀딩에 성공했습니다. 지금은 와디즈 스토어에서도 상시 구매할 수 있도록 입점해 있어요.
다음으로는 ‘라이스 아트’도 개발했습니다. 역시 와디즈에서 펀딩했는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죠. 

 

Q. 슈가 클레잇이 와디즈 스토어에도 입점해 있다니.
인기가 참 많나 봐요?

시중에 유통되는 타사 제품은 손으로 만든 다음 오븐이나 전자레인지에 구워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요. 하지만 슈가 클레잇은 만들고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그리고 색깔별로 맛도 다양합니다. 맛있기도 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크리에이터스랩_아이들의 안전에 진국인 류정하

Q. 라이스 아트는 어떤 거예요?

그림 도안에 색을 입힌 쌀을 붙여 하나의 명화 작품을 만드는 키트예요. 도정 중에 깨지는 작은 쌀이 있는데 이걸 ‘싸라기 쌀’이라고 불러요. 싸라기 쌀은 상품의 가치를 잃었다고 해서 유통되지 않거든요. 저희는 이걸 얻어다가 보관하기 좋고 아트의 재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가공했습니다. 버려지는 것에 새로운 가치를 입혀보자는 모토로 만든 라이스 아트가 펀딩 성공까지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Q. 크리에이터스랩의 장난감은 부모님들도 참 좋아한다는 얘기가 있어요. 

만드는 과정에서 부모와 자녀가 정서적 교감을 하는 것은 물론 교육적인 가치를 담았습니다. 맨 처음 펀딩했던 우유 점토 키트에는 부모 가이드북을 함께 넣었죠. 아이들이 키트를 갖고 놀며 궁금해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모은 책자예요.
이런 자료가 있어 좋다고 한 부모님도 있었던 반면 아이들이 혼자서도 충분히 놀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요즘엔 바쁜 부모들이 많으니까요. 그래서 슈가 클레잇은 아이들이 혼자서도 갖고 놀 수 있도록 단순하게 만들었어요. 부모들과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빠르게 파악하고 개선한 점을 좋게 평가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안전한 권리를 찾아서!

크리에이터스랩_아이들의 안전에 진국인 류정하

Q. 발전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모습이 참 멋집니다.
크리에이터스랩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뭐예요?

‘안전’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아요. 모든 아이는 안전할 권리가 있어요. 그래서 거기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즐거움입니다. 즐거움이란 영역은 개인적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이들을 비롯해 모든 사람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주고 싶어요.

 

Q. ‘아이들은 안전할 권리가 있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이들을 위해 우리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것이 있을까요?

아이들을 미워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키즈존도 점점 많아지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곳도 없어진다고 해요. 아이들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세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게 어른들이 노력하면 좋겠어요.

 

크리에이터스랩_아이들의 안전에 진국인 류정하

Q. 크리에이터스랩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레고 같은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하나의 소재를 확장해가며 계속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기업이 되는 거죠. 푸드 업사이클링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재료와 융합해 아이들에게 안전한 장난감을 제공하고, 창의적인 식품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기업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류정하 대표는 이렇게 말합니다. “예전에는 버려지는 것들을 보면 ‘버려지는구나’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이걸 어떻게 아이들이 갖고 놀 수 있게 할까?’ 를 먼저 생각해요.” 인터뷰 내내 아이들을 생각하는 류정하 대표를 보며 얼마나 더 안전하고 멋진 장난감이 나올지 기대됐습니다. 앞으로도 크리에이터스랩의 가치 있는 행보를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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