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지키는 쉬운 방법, 일회용 말고 다회용!
2022.08.18일회용품이 우리 삶에 들어온 지 100년도 채 안 됐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그 사이 일상과 일회용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환경 오염에 대한 죄책감이 들면서도 일회용품을 놓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 일회용품 문제를 새로운 방법으로 해결하는 트래쉬버스터즈를 만났습니다.
저희는 일회용품이 많이 쓰이는 곳에 다회용기를 대여하는 트래쉬버스터즈 입니다.
주로 카페나 기업에 다회용 컵을 대여해드리고 있어요. 사용한 다회용기는 수거 후 세척, 소독을 통해 납품하는데요. 이런 선순환 구조를 통해 늘어나는 일회용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트래쉬버스터즈는 제가 좋아하는 영화 ‘고스트버스터즈’를 오마주한 이름이에요. 영화에서는 유령을 퇴치(Buster)한다면, 저희는 쓰레기를 퇴치한다는 의미로 지었어요. 또 영화의 유쾌한 이미지처럼 저희도 재밌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10년 정도 서울시 산하기관에서 축제 기획자로서 일하며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알았어요. 특히 취식할 수 있는 축제에는 쓰레기가 많이 나와요. 하지만 ‘일회용품 사용 가이드라인’이 없으니 기획자로서 이를 해결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서울 인기’라는 음악 페스티벌에서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를 운영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축제 때 생기는 쓰레기를 처리하려면 종량제 봉투 100L 기준, 300~400매가 필요했어요. 하지만 서비스를 운영하자 봉투 5매만으로도 처리할 수 있었죠. 이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미 여러 소규모 장터에서 비슷한 방법을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사용자가 보증금을 내고 다회용품을 이용하면 자원봉사자들이 설거지하는 방식이죠. 저는 여기에서 나아가 기계가 세척한다면 더 큰 축제에도 다회용기 도입이 가능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환경은 물론이고 사업성까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는 예상보다 반응이 훨씬 좋았어요. 보통 축제가 끝나면 예술가나 날씨, 음식에 대한 평가가 많은데요. ‘어떻게 일회용품 없는 축제가 가능해?’라는 반응이 많았어요. 일회용품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라 응원도 많이 해주셨고요. 소비자들은 이런 서비스를 원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예상치 못한 팬데믹으로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니 회사는 어려워졌죠. 서비스의 시작을 함께했던 직원들과 작별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음식점, 사내 카페, 탕비실 등 다양한 곳에서 일회용품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그 후 ESG 경영 가치를 가진 60여 개의 기업에서 연락이 왔어요. 사내 카페 등 회사 곳곳에서 저희 서비스와 함께하고 있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속상한 일도 많았지만, 전화위복으로 삼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고객에게 다회용기를 제공하고요. 사용 후에는 설거지할 필요 없이 전용 반납함에 두시면 됩니다. 그러면 저희가 매일 다회용기를 수거해 여섯 단계로 나누어 꼼꼼히 세척해요. 최종 검수한 다음 진공 포장해서 납품합니다.
흠집이 나거나 파손된 제품은 저희가 가지고 있다가 모두 파쇄해요. 그렇게 가루가 된 다회용기는 다시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함으로써 순환 경제를 이루죠. 문제가 되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재사용’하는 것은 저희 사업 근본이자 환경에도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서비스를 이용하고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합니다. 하루 평균 쓰레기봉투 사용량이 50매였던 곳이 3매로 감소했던 사례가 있었어요. 직접 세척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사라졌고요.
다회용기 대여 사업, 그 이상의 문화를 꿈꾸다
다회용기를 사용함으로써 줄이고 있는 일회용품 개수를 ‘버스팅 스코어’라는 이름으로 집계 중이에요. 그래서 현재까지 약 170만 개를 줄였고요. 올해는 하루에 약 40만 개의 일회용품을 줄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내 카페나 탕비실을 넘어 일반 카페까지 사업 영역도 확장하고 싶고요. 현재는 수도권에서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부산이나 경남 지역에도 공장을 설립할 계획입니다.
저희는 재사용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프랑스 혁명 때 나온 ‘예술은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문장에 영감을 받았는데요. 저희 기획이 모두 하나의 예술 활동으로써 다회용기를 대여하는 사업 이상의 문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쓰레기가 삼켜버린 축제. 기획자는 심각성을 깨닫고 트래쉬버스터즈를 만들었습니다. 일회용품이 아닌 다회용품으로 발상을 전환함으로써 더 쉽게 환경을 지킬 수 있게 된 지금. 앞으로도 트래쉬버스터즈가 지향하는 재사용 문화가 더 많은 곳으로 퍼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