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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캠퍼라면 사랑하는 자연을 지켜야 하니까

2021.12.16

‘뻔하지 뭐,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고 이야기하면서 다 같이 환경을 지켜야 한다면서 끝나겠지’ 라는 생각으로 들어오셨다면, 경기도 오산입니다.

  • 첫 째,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알면서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 것보다 큰 오산은 없습니다.
    자연은 무한하지 않기 때문에, 당장 3년 뒤 내가 보게 될 풍경이 바뀔 수도 있거든요. 설마 그럴까 싶으신가요? 설마가 사람 잡는 거, 많이 봐 오셨잖아요.
  • 둘 째, 환경을 지키자고 다 같이 수도도 전기도 없는 깊은 산골짜기에 들어가야만 하는 건 아닙니다.
    환경이 소중한 만큼 내 삶의 터전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따라서 궁극적으로 우리는, 우리가 누리는 일상 – 돈을 벌고 주말 하루 쯤은 쉬는 – 이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방법으로 굴러갈 수 있도록 새로운 판을 짜야 합니다. 누구보다 빠르고 지혜롭게, 또 본격적으로 지속 가능한 캠핑 판을 짠 ‘진쉼’처럼요.

 

“자연을 사랑하는 캠퍼라면 당연히 자연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쉬러 떠난 캠핑에서 사람만 쉬고 오는 거, 더 늦기 전에 누군가 문제를 제기해야 했어요. 자연이 무한한 것도 아닌데 어느 한 쪽의 쉼을 위해 다른 한 쪽이 일방적으로 희생 당하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사람과 자연을 쉬게 한다는 목표로 소셜벤처 진쉼을 선보이게 된, 진쉼의 대표 이요안나입니다. 물론 저 혼자만의 힘으로 이뤄진 건 절대 아니고, 사회적 가치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 둘과 힘을 모았습니다. 가운데가 저예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돈을 버는 과정 자체에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걸 목표로 활동하던 동아리였어요. 그러나 보니 뜻이 맞는 친구들이 생기자 자연히 우리만의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우리가 가장 잘 ‘해야만’하는 건 뭐지?”

소셜벤처의 이미지는 그런 것 같아요, 마냥 착하기만 하고 돈 버는 게 큰 목적은 아닌 곳.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사회적 문제는 절대 단 한 번의 시도로 해결되는 게 아니거든요. 만약 그랬다면 지구는 모두가 행복한 이상적인 무엇이었겠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시도는 꾸준히, 진득해야 합니다. 따라서 진쉼의 비즈니스 모델 또한 반드시 지속 가능해야 했고요.

그래서 우리가 가장 잘 해야만 하는 게 뭔지 치열하게 고민했어요. 소셜 벤처로서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와 연관되어 있는데, 진쉼의 답은 환경이었습니다.

다양한 사회 문제에 감히 중요도를 체크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환경 문제는 지구에 사는 사람이라면 한 사람도 빠짐 없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문제잖아요. 지구가 이렇게(?) 된 것도 결국은 사람들이 만들고 운영하는 기업에서 비롯된 게 굉장히 크고요. 진쉼은 아직 작아서 기업들을 바꿀 수 없지만, 기업들이 결국에 따르게 되는 어떤 흐름은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걸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지?”

흐름을 바꾸는 첫 단추가 되려면 어떤 아이템이어야 할지를 정하는 건 두 번째 순서였어요. 그런데 진쉼은 여기서 좀 새로운 선택을 해요. 보통 ‘우리 이거 만들어보자!’를 정해놓고 사업을 하는데 진쉼은 ‘우리 이걸 사용해보자!’, 곧 재료부터 정했거든요.

지구를 이렇게 만들게 된 많은 원인은 거대 패션 기업들에 있어요. 유행 주기는 더 빨라지고 SNS의 영향으로 ‘나’를 찍어 올리는 사람들은 많아지고, 그만큼 더 많은 옷이 만들어지고 버려지고 있어요. 옷을 안 사입자는 게 아니라 그렇게 만들어지고 남은 쓰레기라도 어떻게 해결해 보자는 거였어요.

진쉼은 옷이나 패션 아이템을 만들고 나서 버려지는 ‘밴드’를 업사이클링 하기로 결정했어요. 고무줄 바지로 뭘 만들어 보자고 하면 바지 원단을 잘라서 손수건이나 가방을 만들 수 있겠단 생각은 금방 드실 거예요. 그런데 고무줄은요? 마땅히 생각하는 게 없어요. 그만큼 업사이클링 하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근데 이런 밴드들이 생산된 만큼 다 쓰이지는 않아서 문제에요. 한 해에만 이런 의류용 밴드들이 18톤씩 발생해요. 몇 g짜리 밴드들이 모여 18톤이 되는 거예요.

 

유행에 편승하는 게 아닌, 재료를 가장 잘 살리기 위한 ‘캠핑 체어’

밴드는 탄성이 있으면서도 유연해요. 신축성이 어마어마하고요. 밴드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으면서 단지 지구를 위한다는 이유 이외에 제품으로서 충분한 기능을 할 수 있는 게 필요했어요. 텀블러 백이나 이너백 등 여러 후보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제품인가?’에서 스스로 납득할 답이 안 나왔어요.

그러다 캠핑 체어가 떠올랐습니다. 캠핑이 지금처럼 대중화 되지 않았던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따라 캠핑을 자주 다녔고, 많은 시간을 캠핑 체어 위에서 보냈기 때문에 ‘내가 이건 바꿔볼 수 있겠다’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특유의 신축성 없는 단단한 소재에서 오는 불편한 착석감을 의류용 밴드는 해결할 수 있어 보였고요.

 

무엇보다 캠핑에 가면 체어 이외에 마땅히 앉을 곳이 없으니 수요도 꾸준하겠죠. 지속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니까요. 앞으로도 진쉼은 해결할 문제를 먼저 정하고, 그걸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아이템을 개발할 겁니다.

 

공장장님도 밤새게 만든 까다로운 작품

진쉼 캠핑 체어는 의류용 밴드를 하나하나 엮어서 만들어요. 효율적으로 만든다 해도 사람이 붙어야 하는 시간을 줄이는덴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샘플을 제작할 때 제작 공장 사장님과 함께 밤을 새서 작업했어요. 샘플 완성 일자가 너무 촉박해서 사장님을 설득해서 겨우 진행한 건데, 밤새 제품에 대한 고민과 앞으로 진쉼이 가야할 길의 조언들도 많이 들었어요. 샘플을 준비할 때 서울에 있는 웬만한 업체에선 다 거절 당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빠꾸’를 많이 먹었거든요. 제작 업체들의 커뮤니티를 활용하고 수없는 연락과 미팅 끝에 만나게 된 소중한 공장입니다.

지금은 코로나19 이슈로 해외에서 작업 재료가 들어오지 못해 못 뵌 지 꽤 되었지만 빠른 시간 안에 진쉼의 캠핑 체어가 제작되는 공장을 보고 싶어요. 진심으로요.

 

펀딩도 끝났는데, 그럼 진쉼은 언제 쉬어요?

아직 배송이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펀딩이 끝났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이슈를 자세히 설명 드리자 상황을 이해해 주신 서포터님들께 마지막까지 진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제작하고 보여 드려야겠죠.

진쉼을 이끌어 오면서 매일이 바이킹 족의 항해 같단 생각을 해요. 사람과 자연을 모두 쉬게 하겠다는 목적지는 저 멀리 보이는데, 파도를 다양한 방식으로 타야만 도착할 수 있겠더라고요.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니까요. 그 누군가가 진쉼이 아니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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