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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대째 이어 온 어쿠스틱 기타 브랜드, 크래프터 코리아

2022.08.25

SMALL BRAND
3대째 이어 온 어쿠스틱 기타 브랜드, 크래프터 코리아


기타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크래프터 코리아’를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1972년에 시작해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한국의 어쿠스틱 기타 브랜드.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초창기에는 숱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작은 규모로 시작해 3대에 걸쳐 명성을 이어 오기까지. 크래프터 코리아가 들려주는 기타 선율을 따라가 봤습니다.  

 

1대 : 박현권 회장 “성음 악기는 내 전 재산이고 내 전 사상입니다”
2대 : 박인재 사장 “99%가 좋아도 1%가 좋지 않으면 폐기합니다”
3대 : 박준석 대표 “한국식 어쿠스틱 기타의 품질과 가치를 증명하고 싶습니다”

 

Page 1. 지하 단칸방에서 기적이 시작되다

크래프터 코리아 1대 박현권 회장 인터뷰 모습

▲ 크래프터 코리아 1대 박현권 회장

Q. 기타 브랜드를 시작하신 이유가 있나요?

제 첫 직장이 기타 공장이었어요. 십여 년 동안 일하다 보니 ‘나도 기타를 만들면 잘 팔리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시장 경제도 좋았기 때문에 시도할 수 있었어요. 

 

크래프터 코리아 박현권 회장님의 젊은 시절 모습

Q. 어려움은 없었나요?

1970년대에 통기타 음악이 유행하면서 기타 업계는 황금기였어요. 해외 대형 브랜드도 우리나라에 많이 들어와 있었고요. 사업 초기라 자본도 많지 않고 판로를 개척하는 것도 힘들었어요. 지하 단칸방에서 시작했지만, 인내심을 가졌습니다.

 

Q.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요?

한눈에 들어오는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재료를 썼어요. 연주할 때 좋은 음이 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했거든요. 부산 남부의 합판 공장에서 가장 좋은 재료를 가져와서 사용했어요. 그랬더니 우리 기타가 유명 브랜드보다 음질이 좋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길을 개척했습니다. 

 

크래프터 코리아 기타 전판과 줄 모습

Q. 목재가 많이 중요한 가요?

목재는 정말 중요하죠. 기타 본체는 두께가 3mm도 채 되지 않는 원목인데 약 70kg나 되는 줄의 장력을 견뎌야 해요. 목재를 만져보고 휘어보면서 ‘끈끈한 느낌’을 꼼꼼하게 확인합니다.

목재에 따라 소리도 달라져요. 주요 제품인 ‘갓인어스’는 엥겔만 스프러스 목재를 쓰는데 따스한 고음을 표현하기 좋아요. 와디즈에서 펀딩한 50주년 기념 기타는 탄화목을 사용했습니다. 하얀 나무를 오븐에 넣고 살짝 태웠기 때문에 중음과 저음이 매력입니다. 

 

Q. 품질에 있어서 철칙이 있나요?

직접 사용한 고객들이 우리 악기에 만족하고 주변까지 알릴 수 있어야 한다는 철칙이 있습니다. 항상 밤낮으로 연구하고 노력하며 지금을 만들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성음 악기는 전 재산이고 사상입니다. 

 


 

Page 2.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다

크래프터 코리아 2대 박인재 사장

▲ 크래프터 코리아 2대 박인재 사장

Q. 원래 브랜드명이 달랐다고요?

처음 이름은 ‘성음’이었어요. 이룰 성(成)과 소리 음(音)을 써 ‘잘 만들어진 소리’라는 뜻이죠. 1대 회장님이 만든 이름이에요. 하지만 해외에 수출하려니 외국인들이 선(SUN) 게(GE) 움(UM)이라 발음하더라고요. 그래서 크래프터 코리아로 브랜드명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크래프터의 의미는 ‘수공예’라는 뜻을 가진 영어, 크래프트(craft)에서 따 왔어요. 거기에 -er을 붙여 수공예품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을 담았습니다. 실제로 경력이 10년 전후부터 많게는 30~40년인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Q. 수출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70년대까지만 해도 통기타를 들고 다니면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80년대가 되면서 통기타보다 삐삐를 들고 다녀야 주목받는 세상이 되었어요. 한국 어쿠스틱 기타 시장이 쇠퇴하면서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크래프터 코리아가 낸 특허와 수출 국가

Q. 현재 몇 개국에 수출하고 있나요?

대략 4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유럽 전역을 비롯해 춥고 건조한 시베리아와 덥고 습한 브라질과 태국에도 수출하고 있어요. 

 

Q. 온도, 습도에 상관없이 수출할 수 있는 비결이 있나요?

내구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목재 수입 단계부터 완성된 악기를 고객에게 보내기까지 약 100에서 200가지의 공정을 거쳐요. 목재 건조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짧게는 1년, 길면 2년에서 3년까지 자연 건조를 시킵니다. 사계절을 많이 겪을수록 목재의 내구성이 커지거든요. 목재가 두꺼운 경우 기계식으로 건조 시키고 있습니다. 

 

크래프터 코리아만의 브레이싱 기법과 기타 스케치 모습

Q. 기타 디자인에도 열정이 남달랐다고요?

머리맡에 메모지와 연필을 두고 잤어요. 그러다 벌떡 일어나 스케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덕분에 ‘갓인어스’를 만들게 되었어요. 어느 날 길에서 아름다운 문양을 보고 이리저리 응용해보다 개발한 거예요. 다양한 브레이싱 시스템도 개발하며 다른 회사와 차별되는 특장점을 가지려고 노력했습니다. 

 

품질에 대한 크래프터 코리아의 진심

Q. 브랜드가 지금보다 더 성장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노력이라기보다는 집착에 가까운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품질에 다다르지 못하면 폐기해요. 품질 기준을 지키지 못하면 99개의 좋은 기타가 있어도 1개의 좋지 않은 기타 때문에 브랜드의 수준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Page 3. 악기를 넘어 예술이 되다

크래프터 코리아 3대 박준석 대표

▲ 크래프터 코리아 3대 박준석 대표

 

Q. 기타가 아니라 예술적인 작품을 만든다고 하던데요?

기타 하나를 만드는 데 몇 년이 걸리기도 해요. 깔끔한 마감도 중요하지만 질 좋은 소리도 중요하거든요. 즉 제품과 악기가 갖춰야 할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하므로 예술 작품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크래프터 코리아의 기타를 만드는 장인들

Q. 그래서인지 소리가 남다른데, 크래프터 코리아만의 비법이 있나요?

크래프터 코리아는 고음이 도드라지면서 화사한 소리를 추구해요. 기타 전 판의 패턴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는데 저희는 50년의 경력과 데이터가 쌓여있어요. 목재에 대한 이해와 경력이 기술로 녹아들어 최대한 좋은 소리가 나는 기타를 만들고 있습니다. 

 

크래프터 코리아의 기타를 수작업으로 AS하는 장인의 모습

Q. 지금까지 크래프터가 50년 동안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요?

우선 AS 시스템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손수 만드는 제품이라 철저하게 해드리고 있습니다.

높은 품질 기준과 엄격한 검수는 물론이고 항상 끊임없이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갓인어스’ 모델은 15년째 만들고 있는데 매해 똑같은 제품을 만든 적이 없어요. 모델명은 같겠지만 내부 구조나 완성도는 항상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탄화목 모델을 적용한 크래프터 코리아 기타

Q. 더욱 성장하기 위해 도전 과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어쿠스틱 기타에 대한 고객의 인식 수준이 많이 높아지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트렌드를 빨리 따라잡고 반영하는 것을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1대와 2대보다는 더욱 시장 친화적인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형태를 다양하게 만든다든지 탄화목을 적용하는 등 소재를 다양하게 하여 고객들이 원하는 요구사항을 충족하려고 합니다.

 

크래프터 코리아 기타들 이미지

Q. 마지막으로 크래프터를 사랑하는 분들께 한마디 한다면?

기타는 미국에서 시작된 악기입니다. 하지만 한국식 어쿠스틱 기타도 해외 기타 브랜드 못지않게 품질이 좋다는 것을 알리고 가치를 증명하고 싶습니다.

 

좋은 품질의 기타를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작은 브랜드에서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크래프터 코리아. 기타 시장의 전성기 이후, 기타를 대량 생산하는 유일한 공장이 되어 목재를 구하는 것조차 어려워졌지만 그들의 열정은 뜨겁습니다. 앞으로도 아름다운 음을 만들어내는 기타 브랜드로서 많은 사랑을 받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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