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디즈에는 ‘진국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와디즈인을 상징하는 캐릭터인데요. 진국이가 세상에 나온 지 3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진국이가 어쩌다 태어나게 됐는지, 진국이의 프로토타입은 어땠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이제와 고백하자면, 진국이는 캐릭터를 개발하자는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친구가 아니랍니다.
“와디즈 사람들은 진국이에요”
사실, 진국이는 이 한마디에서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브랜드 담당자로 입사한 저에게 와디즈의 구성원들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시던 대표님의 말이었는데요. 구성원에 대한 애정과 확신이 느껴져서 그때 저는 매우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감동 잘 받는 편..) 무엇보다 ‘진국’이라는 표현이 입사 초기에 다양한 구성원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며 받은 인상과도 명쾌하게 연결되는 것 같았어요.
이 문장을 메모해두고 다음번 미팅 자료에 진국이 얼굴을 간단히 그려 넣었어요. ‘우리가 어떤 사람들인지’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과정이었는데,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장표 한구석에 넣을 용도로요. ‘진국이라면’ 어떤 표정일지 상상해서 가볍게 그린 것이라, 그리는 데 1분도 채 안 걸렸을 거예요.
그런데 미팅을 마치고 나오면서 한 분이 ‘우리에게도 캐릭터가 생겼다’며 즐거워하시는 게 아니겠어요? 실험 삼아 와디즈 내부에서 진국이를 처음 공개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진국이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거든요. 너무 쉽게 그린 친구였기에, 여기저기 활용되기 시작하는 진국이를 바라보며 저의 내적 갈등은 점점 커져갔습니다. 이래도 되나..?
저의 이런 마음과는 별개로, 어느덧 저는 진국이 엄마가 되어 있었어요. 어느 순간 신규 입사자 분들을 만날 때면 어김없이 ‘진국이 만든 분’으로 소개되곤 했으니까요. 아무튼 진국이가 태어난 게 벌써 3년 전이니까 그 뒤로 합류하신 분들은 엄청난 고민 끝에 진국이가 태어난 줄 알 거 아니에요. 언젠가 이 히스토리를 모두에게 공개하고 오해를 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이런 날이 오네요.
진국이는 인터널 브랜딩을 위해 ‘개발’한 캐릭터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어떤 프로세스나 테스트를 거쳐 개발한 것은 아니니까요. 진국이는 억지로 만들어진 캐릭터가 아니에요. 너무나 자연스럽게 태어났죠. 캐릭터를 개발하자는 프로젝트로 출발했다면 지금의 진국이는 절대 나올 수 없지 않았을까요?
이미 존재하고 있는 와디즈의 정체성이 ‘진국’이라는 이름으로 정의되고, 시각적으로 보여지니 (캐릭터의 완성도나 디테일을 떠나서 😉)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반가워해주셨던 게 아닐까 싶어요. 그만큼 와디즈에는 와디즈의 업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애정 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겠죠.
와디즈인들에게 영감을 받아 탄생한 진국이가 와디즈인들의 사랑을 받아 3년간 무럭무럭 성장했습니다. 웰컴 키트로 만들어져 뉴 진국이들을 환영해주고, 오피스 곳곳에 녹아들어 와디즈의 5원칙을 전해주고 있는 진국이가 작년에는 공간 와디즈에도 진출해서 펀딩 굿즈로까지 만들어졌어요.
올해 상반기에는 ‘진국이 컬처를 만들어보자’는 목표로 진국이 TF가 활동하기도 했답니다.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 치열하게 묻고 답하는 시간을 통해 ‘와디즈가 누구인지, 어떤 일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를 더욱 선명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메이커와 만나고, 서포터와 만나고, 정책을 만들고, 심사 프로세스를 만들고, 공정하고 투명한 플랫폼과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와디즈 진국이들. 아직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더 많은 도전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올바른 생각이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세상을 만든다’는 미션을 향한 진국이들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거예요.